국가기록원 이달의 기록 '겨울 준비의 시작, 김장풍경'
195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겨울맞이 김장철 풍경 모습 서비스
붉은 김칫 속을 한 웅큼 쥐어, 배추잎에 버무린 맛있는 김장 김치가 큰 대야에 층층히 쌓입니다. 입김이 나오는 제법 추운 날씨에도 친구들과 땀 흘리며 뛰어놀던 아이가 엄마 옆으로 오자, 김장된 김치 한 포기에서 배추 한 잎을 따다 길게 찢어 돌돌 말아 입에 넣어줍니다.
우리 어린시절, 이런 풍경 많이 보셨죠?
마을에서 김장 할 때가 되면 작은 잔칫날이라 불릴 정도로 큰 연례 행사였습니다. 지금이야 워낙 바쁘고 문화가 많이 바뀌어서 간편하게 주문을 통해 구입 할 수 있지만 이시절에는 집집마다 대규모로 직접 김장을 했습니다. 그래서 이웃끼리 하루씩 번갈아가며 서로 도움을 주기도 했습니다. 일감도 줄이고 친해지며 정을 쌓는 기회도 되었습니다.
1957년 소 달구지에 배추를 정리하는 모습
불과 15년 전까지만 해도 쉽게 볼 수 있었던 이런 익숙한 김장철 모습을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이 '겨울 준비의 시작, 김장풍경'이란 주제로 오는 22일부터 나라기록포털(http://contents.archives.go.kr)에서 서비스 합니다.
이번에 서비스되는 기록물은 195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농촌의 김장담그는 모습, 김장시장의 풍경 등을 보여주는 것으로, 동영상 11건, 사진 14건 등 총 25건의 시청각자료입니다.
1957년 소 달구지로 배추를 나르는 모습
1950-60년대 기록에서는 김장철을 맞아 농촌과 도시 곳곳에 펼쳐진 김장시장과 소달구지에 김장용 배추를 실어나르는 모습, 그리고 마을주민들이 모여 김장을 담그고 김장독에 정성들여 김치를 넣는 모습 등 바쁜 김장철의 생활풍경을 살펴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마을주민들의 도움을 받아 김장을 담그는 군인들과 1960년대 서울 아현동의 시장거리 사진 등 이채로운 모습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1972년 기차를 이용해 배추를 나르는 모습
1970년대 기록에서는 김장채소의 풍작으로 국민들이 시름을 덜어 5인가족이 1만원이면 김장을 담글 수 있다는 소식, 트럭과 기차를 동원해 배추와 무를 실어나르는 풍경, 전통적인 김장법과 다양한 김치의 종류를 소개하고 김치의 우수성을 홍보하는 영상 등 각양각색의 김장풍경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1977년 용산 김장시장에서 젓갈을 팔고 있는 상인의 모습
1977년 용산 김장시장에서 배추, 무 등을 판매하는 상인의 모습
1980년대 기록에서는 핵가족화 등으로 점차 김장 담그는 집이 줄어드는 반면, 김치를 산업화하여 공장에서 담그는 모습, 풍작이 든 해에 배추 더 사기 운동, 배추와 무를 이용한 특별요리 강습회 등 변화화는 김장문화를 살펴 볼 수 있습니다.
이 밖에도 김치의 우수성을 알리고 김치를 세계화하기 위해 1994년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한국 김장 대축제 현장 등 김장과 관련된 다양한 사진과 영상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1989년 김장 소식을 담은 영상으로 김치산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번에 소개되는 기록물은 '기온이 크게 떨어지고 첫 눈이 온다'는 소설(小雪, 11월 22일)에 맞추어 겨울맞이 김장담그기 풍경을 담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매년 이 때가 되면, 농촌과 도시를 가리지 않고 집집마다 김장담그기를 서두르며 기나긴 겨울의 첫 맞이를 했는데요, 이제는 식생활 문화가 변하면서 김치산업이 대형화되어 김장하는 모습을 보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김장문화는 우리의 생활풍속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자산입니다. 이번 국가기록원 기록물 서비스를 통해 현재도 변함없이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지난 날의 김장 담그기 전통과 풍경을 확인하는 기회가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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