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행정자치부가 말해요/행정자치부 소식통

팔당에서 양평까지 옛 기차길 따라 떠나는 자전거 여행


폐철길 활용 26.8km '남한강 자전거 길' 직접 달려보니 "장관이네"

"팔당호의 아름다운 경치를 보며 자전거를 타니 일상의 스트레스가 확 날아가는 기분이에요." 남한강 자전거 길을 달린 박종욱(경기 광주, 39)씨의 말이다.


지난달 8일 개통한 남한강 자전거 길은 기차가 달리던 철길, 다리, 터널을 재활용해 만들었다. 때문에 급한 경사나 오르막이 없어 남녀노소 누구나 힘들지 않게 자전거를 탈 수 있다.

길은 팔당역을 시작으로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를 지나 경기 양평 양근대교로 이어진다. 2시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다.

자전거 길이 새로 개통했다는 소식에 전철을 타고 경기도 양평의 양수역으로 향했다. 역 앞에는 양평군에서 자전거를 무료로 대여해주는 곳이 있다. 총 100대의 자전거 중 마음에 드는 자전거를 타고 길을 나섰다.


자전거 대여소 옆 표지판을 따라가자 전철이 다니는 철로 옆으로 곧게 뻗은 자전거 길이 나온다. 몇 년 전만 해도 기차가 다닌 이 길은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로 말끔히 포장돼 있다. 바닥에는 자전거길 두 차선과 보행자를 위한 한 차선이 그려져 있다.

양수역에서 팔당역 쪽으로 1㎞ 정도 페달을 밟으면 북한강 철교가 나온다. 철교 양옆으로는 팔당호로 향하는 북한강의 은빛 물결과 굽이굽이 이어지는 산세의 풍경이 어우러진다. 이곳을 지나는 사람마다 "와! 멋지다."라며 탄성을 자아냈다.


나무로 바닥을 만든 철교를 달리다 보니 투명한 유리로 덮인 곳이 눈에 띈다. 잠시 쉬어 자세히 보니 투명 바닥 아래로 강물이 흐르는 모습이 한눈에 보인다.

철교를 지나자 한적한 시골에 온 듯한 풍경이 펼쳐졌다. 길옆에는 추수를 앞둔 황금색 들녘과 활짝 핀 코스모스가 맞이한다. 자전거 행렬이 지나자 갈대가 한들한들 흔들린다.


길 곳곳에는 쉼터가 있어 사람들은 땀을 닦고 목을 축이고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신용석(경기도 광명시, 31)씨는 "자전거를 전철에 싣고 팔당역에서 내려 양수역까지 달렸어요."라며 "서울의 한강과 달리 주변에 빌딩이나 건물이 없어서 탁 트인 주변 경치를 감상할 수 있고 무엇보다 공기가 많아서 상쾌해요."라고 말했다.

자전거 길에나 잠시 나와 팔당호 인근의 습지로 향했다. 나무와 물풀이 우거진 습지는 경쾌하게 퍼지는 새소리까지 더해져 원시림에 온 듯한 느낌이 든다. 사람들은 이곳 원두막에서 준비해온 음식을 나누며 한적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다시 페달을 밟고 5분 정도 가자 중앙선의 간이역이던 능내역이 나온다. 전철개통으로 문을 닫은 이곳은 최근 옛 추억을 담은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역 안으로 들어가자 폐역 되기 전 사용했던 열차 시간표와 운임표, 40~50년 전의 사진이 전시돼 있었다.

이곳을 들린 배은주(경기도 양평, 35)씨는 "어린 시절 중앙선을 타고 가다 본 기억이 나요."라며 "자전거로 역에 오니 감회가 새롭네요."라고 말했다.

능내역에서 1㎞도 안 되는 거리에 봉안터널이 나온다. 터널로 들어가자 동굴에 온 것처럼 서늘한 공기가 땀을 식혀준다. 캄캄했던 터널은 자전거의 움직임을 알아차리고 조명을 알아서 켠다. 터널에 센서가 있어 불이 켜지기 때문이다.


261m의 터널을 한달음에 지나자 한강의 마지막 댐인 팔당댐이 눈에 들어온다. 올 여름 비가 많이 와서 그런지 댐은 물을 한가득 담고 있었다.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페달을 밟자 이내 팔당역에 도착했다. 역에는 전철로 자전거를 이곳까지 싣고 와 주행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경기도 관계자는 "기존 시설을 활용해 환경훼손을 최소화했으며 경사도가 낮아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안전한 자전거 전용도로이다."라며 "서울과 경기도를 이어줄 뿐만 아니라 주변 경관이 아름다워 세계에서도 보기 드문 '명품 자전거 길'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출처 -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