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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자치부 소셜미디어 기자단/소셜미디어 기자단 생생현장

9로로 노리단 마을축제에는 무슨 일이 ?


9로도 노리단 마을축제에는 무슨 일이 ?

 

“이런 마을 축제는 자주 있었으면 좋겠어요. 동네 주민들과 함께 어울릴 수 있고 다문화 가족들과도 허물없이 즐길 수 있는 자리라 더욱 즐겁습니다."

 

작년에 이어 두번째로 참가했다는 주부 김선주 씨는 초등학생 아들과 함께 곳곳을 누비며 축제를 즐기고 있습니다. 또 다른 공연을 보러 간다며 바삐 발걸음을 옮기는 그녀, 우리도 함께 따라가 볼까요?

 

 

'9로로 노리단 마을축제'가 열린 구로동 삼각어린이공원

 

지역 주민과 사회적기업 ‘노리단’, 다문화 가족들이 총출동~!

 

봄바람이 산들산들 코끝을 간질인 지난 23일 토요일, 서울 구로구의 삼각어린이 공원은 작지만 흥겨운 마을 축제로 들썩이고 있었는데요, 바로 ‘9로로 노리단 마을축제’입니다.

 

사회적 기업인 노리단과 구로문화재단, 구로5동 주민자치위원회가 주최한 이번 마을 축제는 올해로 3년째를 맞고 있다고 합니다. 오후 2시부터 저녁 8시까지 펼쳐진 축제에는 다양한 공연과 아트 마켓, 벼룩시장과 놀이터에는 그야말로 볼거리와 놀거리,

먹을 거리로 가득해 마을 축제만의 색다른 즐거움을 안겨주었습니다.

 

'구로동'에 이런 축제가 열린 까닭이 무엇일까요?   이번 축제를 기획하고 진행한 구로로 노리단의 박태주 씨를 만나보았습니다.

 

 

구로로 노리단 박태주 씨

 

 

"이곳 구로동은 문화적인 면에서 많이 취약한 곳이라 할 수 있죠.  특히나 이곳에는 다문화 가정도 많이 거주하고 있다는 점을 착안해 마을 주민과 다문화 가정이 함께 즐기고 정을 나눌 수 있는 장을 저희 '노리단'과 같은 사회적 기업이 마련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많은 주민분들께서 격려해 주시고 열심히 참여해 주셨습니다.  저희도 기운을 얻고 열심히 준비한 행사이니, 맘껏 즐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마을 축제의 공연은 눈에 띄게 화려하지는 않았습니다.  마을 주민들이 주인공인, 소박하지만 의미있는 공연들로 채워져 있었는데요,  구로동을 대표하는 '느티나무' 주민 합창단, 구로 푸른학교 어린이들로 구성된 오카리나 연주팀, 구로 에코오케스트라의 공연

등이 차례로 펼쳐져 주민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습니다.

 

 

주민들이 주인공인 공연 무대

  

이번 공연에 특별히 초대된 팀도 있었는데요, 바로 이주여성연합회의 중국, 태국 전통춤과 노래 그리고 다문화 가정 자녀들이 펼친 바이올린 연주였습니다. 고향의 전통 춤을 열심히 연습해 선보인 다문화 여성들과 서툴긴 하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해 연주한 어린이들에게 관객들은 뜨거운 박수로 응원해 주었습니다.

 

 

 

 

다문화 여성들의 전통 춤 공연

 

다문화 가정 자녀들의 바이올린 공연

 

중국 전통 춤을 선보인 김홍리 (중국 결혼 이주여성)씨는 한국에 시집온지 8년 되었다고 하는데요, 한국에 대한 애정도 뜨거웠습니다.  "이런 자리를 마련하게 되서 기분 좋아요. 중국의 문화도 다른 분들께 선보일 수 있고 한국 문화도 즐겁게 접할 수 있는 것 같아요.  한국은 날씨도 좋고 사람들도 정이 넘쳐서 살기가 정말 좋아요."라고 말하는 그녀는 웬만한 한국 음식은 너끈하게 만드는 '대한민국 주부'였습니다.

 

 

결혼이주여성 김홍리 씨와 귀여운 딸

 

 

바이올린 공연을 멋지게 선보인 종찬이와 용수, 용민 형제를 만났습니다.  여느 아이들과 다르지 않은 개구장이 모습인 아이들,

등학교 3학년인 종찬이는 중국인 엄마가 용수와 용민이 형제는 태국인 엄마가 있다는데요, 엄마가 외국인이라 좋은 점이 뭐가 있었냐고 물어보았습니다.

  

종찬이와 용수.용민 형제

  

"우리 엄마는 중국 사람이라 중국말도 잘하고 중국 음식도 자주 해주시는데, 정말 맛있어요."

"저는 엄마가 태어난 태국에도 가보았어요.  요즘은 태국 말도 배우고 있는데 좀 어렵긴 하지만 열심히 배워서 나중에 태국에 계신 할머니한테 태국말로 얘기할 거예요."

 

순진하면서도 의젓한 아이들의 대답에 제 마음도 흐뭇해져왔는데요, 이 아이들의 해맑은 얼굴에서 밝은 희망과 미래가 느껴진 건, 저만의 생각만은 아니겠죠?^^

 

  

다시, 축제 마당으로 돌아가 볼까요?

 

주민 예술가들의 솜씨를 발휘한 참여형 아트 마켓과 함께 나눠 쓰자는 의미의 벼룩시장에도 발걸음이 끊이지 않습니다.

벼룩시장에 참가한 한 초등학생팀은 "저희들이 집에서 쓰지 않는 물건들을 가지고 나왔어요. 저희들에겐 필요없는 물건이지만, 

다른 분들에게는 필요한 물건이 되어 소중히 쓰여졌으면 좋겠어요"라며 똑소리 나는 대답을 해주었습니다.

 

 

  

축제에 또 하나 빠질 수 없는 것이 있죠.  바로 출출한 배를 채워줄 다양한 먹을거리인데요, 다문화 여성들도 함께 참가해 각국의 대표 전통 음식을 함께 맛볼 수 있도록 준비했답니다.  베트남 쌀국수, 태국 꽃과자, 중국 물만두 등  그 맛도 일품이었답니다.

 

 

전통 음식을 마련한 다문화 여성들

 

지역 주민들도 이번 축제에 발벗고 나선 모습이었는데요, '먹거리 장터'에서는 주부 자원봉사자들이 음식 솜씨를 발휘해 마을 잔치 분위기를 한껏 북돋웠습니다.  자원봉사자로 참가한 박양림 (구로5동)씨는  "동네 주민들과 다문화 가정이 이런 자리에서 어울릴 수 있다는 점에서 자원봉사하는 보람을 느낍니다.  저희 동네에도 다문화 가정이 많이 있는데, 아이들은 편견 없이 잘 어울리는 모습을 보면서 오히려 어른들이 배워야 할 점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라고 말했습니다.

 

마을 잔치 음식을 만들며 자원봉사하고 있는 주부 봉사자들

  

이번 행사를 주최한 구로5동 주민자치위원회 김복선 위원장은 "많은 분들이 관심 가져주시고 참여해주셔서 이번 축제를 잘 치룰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함께 더불어 살아간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 뿌듯하고 앞으로도 지역 주민들이 함께 즐기고 서로를 알아갈 수 있는 자리를 자주 마련하겠습니다."라고 말하며 "다문화 가정들도 더욱 스스럼 없이 지역 문화 축제에 참여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파이팅!을 외치고 있는 김복선 주민자치위원장(가운데)과 주민 대표 

  

'9로로 노리단 마을축제' 곳곳을 둘러보는 동안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축제의 분위기에 흠뻑 빠지게 되었는데요, 바로 우리 이웃의 소소한 이야기와 정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도시에서 마을 축제를 한다는 것이 어쩌면 생소한 것도 같은데요, 우리 옆집에 누가 살고 있는지도, 우리 동네에서 어떤 일이 있는지도 모르고 살고 있는 도시인들에게 이런 작은 마을 축제는 더욱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더구나 다른 나라에서 시집온 결혼 이주여성의 다문화 가정과 친해지려면 더욱 필요한 자리겠죠? ^^

 

이번 '9로로 노리단 마을 축제'가 이웃들의 다양한 이야기와 숨은 예술가들의 재능을 맘껏 발휘할 수 있는 장의 좋은 본보기가 되길 바라며, 앞으로도 이런 자리가 자주 마련되길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