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기록원, 국립소록도병원과 '한센 100주년 역사 기념사업 기록물 지원' 협약 체결
한센병 환우의 아픔이 서린 작고 아름다운 섬 '소록도'를 아시나요?
소록도의 국립소록도병원은 한센병과 관련된 귀중한 기록물이 훼손되지 않고 후손들에게 안전하게 보존될 수 있도록 기록관리 전반에 대한 도움을 정부로부터 지원 받게 됩니다.
전라남도 고흥군 도양읍 소록리에 속한 이 섬에는, 6·25 전쟁 당시 이 곳을 지키다 순직한 사람들의 영혼을 기리는 순록탑과 소록도의 슈바이처라 일컬어지는 하나이젠키치 원장의 창덕비 그리고 한하운 시인의 시비 등 많은 유적, 유물들이 있습니다.
특히 소록도는 예전부터 한센병 환자들이 모여사는데, 이들 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한 국립소록도병원이 있는 곳으로 유명합니다. 지금도 약 700여 명의 한센병 환자들과 의료진, 자원봉사자들이 살아가는 곳입니다. 소록도의 아픔과 역사를 함께 하는 국립소록도병원은 일제 강점기인 지난 1916년 5월 '자혜병원'으로 처음 설립된 곳으로, 오는 2016년 개원 100주년을 맞는 곳입니다.
1941년 소록도갱생원 연보와 한센인들이 사용했던 냄비
이를 기념하여 지난 1일, 병원이 소장하고 있는 주요 기록물의 복원 및 관리 강화를 위해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과 '한센 100주년 역사 기념사업 기록물 지원'을 위한 기록관리 협약을 맺었습니다.
이 중에는 '보리피리' 시인으로 잘 알려져 있는 한하운 시인의 [보리피리 시집(1955)] 등 한센인과 관련한 주요 기록물들을 소장하고 있는데요. 이 시집에서 한하운 시인은 한센병에 걸려 끼니를 잇지 못하고 일반인들에게 멸시의 대상이 되었던 자신의 눈물겨운 심정을 시로 표현해, 대중에게 자신의 존재를 깊게 각인시켰습니다.
한하운의 시 중에서도 '보리피리'는 일반에 가장 널리 알려진 시편입니다. 이 시는 나병에 걸려 걸식과 멸시 속에 구름처럼 떠돌아다니던 시인이 보리 피리를 불며 인간적 고독, 향수, 천형과도 같은 괴로움을 달래는 눈물겨운 모습을 떠올려 줍니다. 그러니까 이 시는 보리 피리에서 환기되는 소박한 낭만적 정서가 아닌, 나병이라는 육체적 고통을 아름다운 서정으로 극복한 명작입니다.
일반인과 격리되어 살아가는 고통 속에서 보리 피리를 불며 어린 시절 꽃 청산의 고향을 그리워하는 시인은 '인환의 거리(인간들이 많이 모여 사는 곳)'와 '인간사'를 꿈꾸며 절망하지만, 마침내 방랑의 숱한 산하와 눈물의 높은 언덕을 건너는 더 큰 아픔을 통해 자신의 절망을 내적으로 승화시키고 있습니다.
1955년 발행 한, 보리피리 시집과 시 구절
현재 국립소록도병원에는 한하운 시집 외에도 일제강점기에 생산된 [소록도갱생원 연보(1941)], [국립소록도병원 운영 규정과 한센병 치료기구] 등 역사적 기록물을 소장하고 있지만, 기록관리 시설이 열악해 주요 기록물 대부분이 훼손될 위험에 놓여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이번 협약을 통해 국립소록도병원에서 소장 중인 많은 역사적 기록물들이 안전하게 후대에 전승되어 기록문화 발전에 보탬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 유네스코는 한센병 관련 기록물의 중요성을 인정해 2001년 노르웨이 '베르겐 한센병 기록물'을 세계기록
유산에 지정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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