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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자치부가 말해요/그 때 그 사고

[국민생활안전 캠페인] 하산길 급한 마음에 인적 드문 샛길로 들어섰다...





하산길 급한 마음에 인적 드문 샛길로 들어섰다... 

[국민생활안전 캠페인] 그 때 그 사고, 막을 수 없었나 <14> 




머니투데이 최석환 기자
(기사원문 보러가기)




#2010년 6월, 박은자씨(50세, 가명)는 친구 2명과 함께 북한산에 올랐다. 정상에 도착해 시원하게 펼쳐진 산자락을 보면서 준비해온 도시락을 맛있게 나눠 먹었다. 산에 오래 머물고 싶었던 친구들과 달리 박씨는 그날 오후 약속이 있어 서둘러 내려가야 했다. 

박씨는 친구들에게 천천히 내려오라고 하곤 급한 마음으로 홀로 하산을 시작했다. 내려가는 길에 익숙한 샛길이 눈에 들어왔다. 용혈봉을 몇 번 오르내리면서 한 번 가 봐야지 하고 눈 여겨 보던 길이었다. 기존 등산로보다는 가파르고 바위가 많았지만 등산경력 10년의 박씨에겐 문제가 없어 보였다.

조금 걷다보니 경사가 급격히 가팔라졌고 등산객이 다닌 흔적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길이 아닌 듯 느껴졌지만 되돌아가려니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았다. 아래로 보이는 바위 한 곳만 내려가면 경사가 완만해지면서 다시 등산로로 이어질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몸을 숙여 바위와 바위틈에서 나온 나무들을 붙잡고 내려가다 이끼가 낀 바위에 미끄러지면서 30m 아래로 굴렀다. 몇 시간 후. 박 씨와 연락이 끊긴 친구들의 신고로 구조대가 박씨를 찾아냈을 때는 이미 숨진 후였다.

산에 오르기 좋은 계절이다. 등산이 가장 즐기는 여가 활동으로 꼽힌 것은 이미 오래된 일이다. 주말은 물론이고 평일에도 많은 사람들이 도시 인근 산을 찾으면서 등산과 관련한 사고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09년 등산사고는 총 2366건 발생했고, 이 중 63명이 사망했다. 2010년엔 3088건이 발생해 88명이 목숨을 잃었다. 매년 100명 가까운 국민들이 등산 중 사망하고 있는 것이다.

사고가 많이 일어나는 산도 설악산이나 지리산처럼 높고 험준한 곳이 많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대도시 근교 산이 가장 많다. 최근 5년간(2007~2011년) 서울 북한산에서만 1389명이 사고를 당했다. 관악산(862명)과 도봉산(853명)도 등반 사고가 많은 곳이다. 대부분이 등산복이나 등산화 등 제대로 된 장비 없이 산에 오르다 변을 당하고 있다.

사고 유형별로는 실족·추락이 가장 많고 염좌나 타박상으로 인한 조난, 지병 악화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사망 등 큰 사고는 정상 등산로를 벗어나 가파른 경사지나 암벽을 타다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았다. 사람들이 드문 샛길은 피하고, 이미 들어선 후라도 길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들면 지체 없이 원래 등산로로 되돌아 와야 한다.

시간대별로는 오후 하산길에 사고가 집중됐다. 하산길에 사고가 잦은 이유는 오를 때 보다 체력이 고갈된 상태에서 서두르기 때문이다. 산은 오를 때 보다 내려갈 때가 더 위험하다.

다른 레저 사고와 마찬가지로 등산 중 음주는 위험하다. 술을 먹을 상태라면 평소보다 체력이 빠르게 떨어지기 때문에 위험에 대한 판단력이 흐려지고 실족하기 쉽다. 

여기에 기본적인 안전수칙도 반드시 숙지하고 지켜야 한다. 산행은 아침 일찍 시작해 일몰 1~2시간 전에 마쳐야 하며, 8시간 이상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등산복과 등산화를 착용하고 손에는 물건을 들지 말고 배낭에 넣어야 한다. 아울러 잘 아는 길이라도 지도를 보고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 






※ 이 기사는 행정안전부와 머니투데이의 공동 기획으로 제작, 배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