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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자치부가 말해요/그 때 그 사고

[국민생활안전 캠페인] 산불사고가 일어났다면? 이렇게 대피하세요!





산불사고가 일어났다면? 이렇게 대피하세요! 

[국민생활안전 캠페인] 그 때 그 사고, 막을 수 없었나 <13> 




머니투데이 기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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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록이 한창인 충북의 한 농촌 마을. 김석진씨(가명, 72세)는 겨우내 묵혀 뒀던 골짜기 논의 볏짚을 모내기 전에 처리하기로 마음먹었다. 

소여물이나 퇴비로도 쓸 수 볏짚인데도 요즘은 가져가려는 사람이 없었다. 하는 수 없이 논 한가운데 세워 불태우기로 했다. 읍내에 있는 큰 아들을 부를까 했지만 홀로 논으로 향했다.

논이나 밭에서 볏짚 등을 태우다 산불이 나기 쉽다는 교육을 받았지만 바람이 잠잠해 큰 걱정은 하지 않았다. 김 씨는 볏짚을 논 가운데로 모으고 불을 지피기 시작했다. 볏짚이 바짝 말라있는 탓에 불이 붙자마자 기세 좋게 타올랐다. 

하지만 갑자기 바람이 거세게 일었다. 불붙은 볏짚들이 바람에 날리기 시작하더니 골짜기 숲 속으로 불똥들이 떨어졌다. 그러다 숲 속 나무 밑둥에 켜켜이 쌓인 낙엽들에 불길이 옮겨 붙었다.




김씨는 급히 삽을 들고 불꽃이 떨어진 곳으로 들어갔지만 쉽사리 불길이 잡히지 않았다. 게다가 계곡으로 바람이 불면서 논의 볏짚에서 나는 연기도 김씨가 서 있는 쪽으로 몰려 들어왔다. 힘들게 계곡을 빠져나오려 했으나 이미 지친 그의 주변엔 연기가 자욱했다. 김씨는 결국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5월은 산불이 자주 일어나는 달이다. 산에 있던 눈은 녹고 강우량이 적어 나무와 낙엽들이 바싹 말라있는 데다가 강풍이 잦기 때문이다. 산림청 통계에 의하면 지난해 12월부터 올 2월까지 3개월간 일어난 산불은 19건에 그쳤지만, 3월부터 현재까지 난 산불은 87건이나 됐다. 

산불이 나면 나무만 피해를 입는 것이 아니다. 불을 끄려다 생기는 인명피해가 더 큰 문제다. 특히 자신이 산불을 냈을 때 무리하게 혼자 진화하려 하다가 화를 당하는 경우가 많다. 시골의 논두렁, 밭두렁을 태우거나 쓰레기를 소각하다가 옮겨 붙은 불에 희생당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 강풍을 탄 연기를 갑자기 들어 마시게 되면 호흡곤란으로 의식을 잃기 쉽다.

전문가들은 불을 처음 발견했거나 산불을 진화할 땐 항상 산불에 갇히거나 연기에 질식할 위험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또 불을 끄려고 하기 전에 119나 관할기관에 신고하고, 바람의 방향을 파악한 후 산불 진행경로에서 벗어나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산불을 피할 때는 불이 난 지점보다 더 높은 곳으로 이동하지 않고, 대피할 여유가 없다면 낙엽과 같이 불이 옮겨 붙을 수 있는 것들을 치우고 땅에 엎드려 불길이 지나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대부분의 산불은 작은 불씨에서 시작된다"면서 "야외취사, 담뱃불 등 화재 원인이 될 수 있는 것은 특별히 조심하고 화재 발생 시 대처법을 잘 확인해 둬야한다"고 말했다.




※ 이 기사는 행정안전부와 머니투데이의 공동 기획으로 제작, 배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