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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자치부가 말해요/그 때 그 사고

[어린이 생활안전 캠페인] '3살 딸', TV 틀어주고 한눈판 사이에...



'3살 딸', TV 틀어주고 한눈판 사이에...

[어린이 생활안전 캠페인] 그 때 그 사고, 막을 수 없었나 <6> 




머니투데이 최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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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오후, 집안을 청소 중인 김주현씨(가명, 31세)가 거실과 방 정리를 하는 동안 딸 혜주(가명, 3세)를 TV 앞에 데려다놓았다. 애니메이션 같이 좋아하는 프로그램만 보여주면 얌전하게 잘 놀아서다. 

김씨는 TV에 집중하고 있는 혜주를 확인한 뒤 화장실로 들어갔다. 청소를 시작한지 5분이 지났을까 밖에서 자지러지는 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깜짝 놀라 거실로 뛰어나간 김씨는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아연실색했다.  


거실 바닥에 누워 울고 있는 혜주의 몸 위로 32인치 TV가 떨어진 것. 김씨는 황급히 달려가 TV를 치워내고 떨리는 손으로 119에 전화를 걸었다. 잠시 후 도착한 구급대가 혜주를 곧바로 병원으로 옮겼지만, 끝내 숨을 거뒀다. 




가정 내 가전제품 설치로 인한 피해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 2007년 1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약 4년간 신고된 가전제품 관련 사고는 224건에 달했다. 이 중 64%가 TV로 인한 사고였다. 

특히 TV사고의 78%가 영유아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6세 이하의 어린이는 TV가 떨어져도 피하거나 밀어낼 힘이 없기 때문이다. 

TV가 추락하거나 넘어지는 사고는 대부분 비전문가가 설치하는 경우 발생한다. 상품별로 보면 벽걸이TV는 설치할 벽재질과 TV 무게를 고려해 설치해야 하는데 전문가에게 의뢰하지 않고 스스로 설치할 때 TV가 떨어지거나 벽이 파손되는 사고가 많다. 

스탠드형 TV도 하중을 견딜 수 있는 거치대 위에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고 올려둬야 한다. TV가 거치대 밖으로 튀어나와 있으면 아이들이 손으로 TV를 잡고 몸을 일으키거나 기어오르다 TV가 떨어질 수 있다. 또 TV위에 올려둔 물건을 만지려고 TV를 붙잡다가도 사고를 당하는 사례가 있다. 

TV가 아닌 가전제품도 잘못 설치되면 사고 위험이 크다. 예컨데 냉장고를 벽면에 너무 밀착시키거나, 에어컨 실외기 앞에 짐을 쌓아놓으면 과열로 인한 고장이나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사용하지 않는 세탁기의 수도꼭지를 열어두면 급수호스에서 물이 나와 누전으로 인한 화재의 위험이 높아진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설치가 필요한 가전제품은 반드시 전문가에게 의뢰하고 사용법을 충분히 숙지해 안전하게 관리해야 한다"며 "영유아가 있는 가정에선 TV는 물론 무거운 가전제품과 가구 등에 의해 사고를 당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 이 기사는 행정안전부와 머니투데이의 공동 기획으로 제작, 배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