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컬레이터에서 아직도 한줄서기 하십니까 ?
얼마 전 지방에 다녀올 일이 있어 고속도로의 한 휴게소에 들른 적이 있습니다. 화장실 안에는 체험학습이라도 가는지 5세가량의 아이들이 십여 명 모여 있더라고요. 아이들을 인솔하는 선생님께서 그 아이들에게 무언가를 설명하고 계시 길래 그냥 생각 없이 그들을 지나쳐 안쪽으로 들어서는데 선생님께서 제 뒤통수에 대고 한 마디 하십니다.
“우리 친구들이 지금 한 줄 서기 하고 있거든요” 아~ 정말 창피했어요. 이렇듯 한 줄 서기는 비단 화장실 뿐 아니라 질서가 필요한 모든 곳에서 반드시 행해야 하는 좋은 습관입니다. 하지만 한 줄 서기를 하면 큰 일 나는 곳이 있다고 하는군요. 과연 그 곳이 어디일까요?
한 줄 서기 안하니 선물이?
백화점에 가면 항상 듣는 안내 방송 멘트 중에 “어린이를 동반하고 계신 고객님들께서는 에스컬레이터 손잡이를 꼭 잡아 주시고...”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래서 전 에스컬레이터의 손잡이는 아이들을 동반한 보호자만 잡는 것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한 백화점에서 위험한 순간을 직접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위층으로 가기 위해 에스컬레이터를 탔는데 물론 손잡이는 잡지 않았습니다. 별로 필요치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중간 쯤 올라갔을 때 갑자기 엘리베이터가 덜컹 하면서 2초가량 멈춘 후 다시 작동을 합니다. 그 때문에 저는 균형을 잃고 뒤로 나동그라질 뻔 했는데 마침 제 뒤에 올라오시던 남자 분께서 에스컬레이터의 손잡이를 꼭 잡고 있었던 터라 그 덕에 제가 넘어지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그 남자 분이 아니었다면 전 아마도 에스컬레이터의 바닥까지 떼굴떼굴 굴러 떨어지게 되어 크게 다쳤을 겁니다.
지금 생각해도 정말 아찔하네요. 그런데 에스컬레이터가 이처럼 오작동을 일으킨 원인은 무엇이었을까요? 바로 한 줄 서기를 하느라 탑승객들이 모두 에스컬레이터의 오른쪽으로 붙어서는 바람에 무게 중심이 한쪽으로만 쏠려서라고 합니다.
혹시 보신 분들이 있으실지 모르겠는데 한 방송사의 안전 프로그램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나온 적이 있습니다. 저는 그런 위험한 순간을 직접 경험했던 터라 더 관심 있게 보았는데요, 방송에서는 ‘이 행동’을 하던 한 사람 때문에 에스컬레이터에 탑승하고 있던 대부분의 사람이 위험에 처하는 상황이 나오더군요. 바로 급하게 에스컬레이터를 뛰어 오르다가 균형을 잃고 한 줄 서기를 하고 있던 사람들 쪽으로 넘어지는 바람에 탑승객들이 연속적으로 넘어지면서 대형사고가 나고 만 것입니다. 이 경우도 역시 한 줄 서기가 사고의 원인입니다. 만일 두 줄 서기를 잘 지켜 뛰어올라갈 공간이 없었다면 그러한 사고도 일어나지 않았을 테니 말입니다.
한 줄 서기를 하지 않으면 ‘안전’이라는 선물이 따라오는 그 곳은 바로 에스컬레이터입니다.
뒤통수가 따가운 그 곳?
에스컬레이터에서 두 줄 서기를 하고 있으면 뒤통수가 따갑습니다. 빨리 가려는 이들로부터 욕을 먹거나 짜증을 듣기 십상이기 때문이지요. 심지어 “쯧쯧쯧~ 한 줄 서기 몰라?”라고 손가락질을 하며 지나가시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오른쪽으로 비켜 서있을 때도 많습니다.
처음 시행되었을 때 반대방향에서 오는 이들과 맞부딪칠 것 같은 상황이 많아 우왕좌왕했던 우측통행은 이제 어느 정도 정착이 된 듯합니다. 하지만 2007년 9월부터 시민 참여를 호소하기 시작한 에스컬레이터 두 줄 서기 캠페인은 아직까지도 낯설게 보입니다. 그 이유는 바로 이처럼 뒤통수가 따가워서가 아닐까요.
그러니까 바빠 죽겠는데 두 줄 서기는 무슨 배부른 소리냐고요? 혹시, 작년에 TV에서 방영된 적이 있는 행정안전부의 안전 캠페인 광고 기억나시나요? 안전홍보대사인 탤런트 최자혜 님이 48m 길이의 에스컬레이터가 바닥부터 상단까지 올라오는데 단 1분30초 밖에 걸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설명하는 그 광고 말입니다. 단 몇 십초 빨리 가려고 안전을 포기하기에는 우리 인생은 너무나 소중합니다.
여러 번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는 것?
제가 살고 있는 동네의 한 지하상가 에스컬레이터에서는 항상 모든 이들이 한 줄 서기만 합니다. 두 줄 서기를 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습니다. 물론 한 줄 서기를 하고 있는 이들을 지나쳐 달려 올라가는 이들도 없습니다. 에스컬레이터의 넓이가 좁아 에스컬레이터의 계단 한 칸에는 딱 한 사람 밖에 설 수 없을 정도로 좁기 때문이죠.
두 줄 서기가 쉽게 정착이 안 된다면 이렇듯 간격을 좁힌 에스컬레이터의 설치도 고려해 볼 만한 사항인 것 같습니다. 대신 좀 더 넓어지는 계단으로 바쁜 이들이 쉽게 뛰어올라갈 수 있는 장점도 생길 것 같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그 방법은 아직 검증이 되지 않은 것이고 또, 설령 그 방법이 효과적이라고 해도 현재의 에스컬레이터들을 모두 그렇게 바꾸려면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가니 그 동안은 우리가 두 줄 서기를 실천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거 뭐 다 아는 얘기잖아. 이런 얘기를 왜 또 썼지?” 하시는 분들도 있으실 텐데요, 맞습니다. 이미 많이 나온 내용입니다. 하지만 그동안 익숙했던 그 습관이라는 녀석 때문에 에스컬레이터 한 줄 서기를 쉽게 끊지 못하고 계신 분들이 많으신 것 같아 제가 또 쓰게 되었습니다. 안전은 몇 번을 강조해도 결코 넘침이 없으니 말입니다. 그것은 대한민국의 안전을 기원하는 행정안전부의 마음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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