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안전부와 현대자동차가 함께 한 수기공모전 사연 소개 ◀
제목 : 밥솥은 뜨거워
글쓴이 : 임주성
[2등 수상작]
[수기내용]
퇴근하고 집에 오는 길, 바쁜 하루로 온몸이 녹초가 되긴 했지만 집이 가까워질수록 나도 모르게 힘이 납니다.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해 아장아장 다니는 아들 녀석이 기다린다는 생각에 없던 에너지가 생기는 겁니다. 현관문 앞에 도착하니 맛있는 냄새가 코를 자극합니다. 이건 두 번 맡아볼 필요도 없는 냄새입니다. 구수함이 담긴 고향의 냄새, 바로 청국장입니다. 아내가 나를 위해 오늘 저녁 청국장을 준비했나 봅니다. 갑자기 파워레인저가 된 것처럼 힘이 불끈 솟아 문을 열었습니다. 거실에는 장난감들이 온 구석구석 널부러져 있었습니다. 아들 녀석은 한창 블록놀이에 빠져 있었는지 문 여는 소리에는 돌아보니 않다가 내가 ‘아들~’하고 부르니 그제서야 돌아보고서는 좋아라 합니다. 아내도 오늘은 특별요리를 준비했다며 약간은 으쓱해하는 기분으로 나를 맞아 줍니다. 가스레인지에는 청국장이 보글보글 끓고 있고, 이제 막 뜸을 들이려 하는지 밥솥에서는 ‘칙~’하는 소리와 함께 하얀 연기가 천장까지 올라갑니다. 세상에 맛난 게 참 많지만 이렇게 가족들과 오순도순 저녁을 함께 먹는 것이 최고의 만찬인 것 같습니다. “여보, 나 이거 마무리할 동안만 성호랑 놀아줘” 아내는 하던 요리를 마무리하고 상 차릴 준비를 하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아들과 함께 노는 것이 일상의 樂(낙)인 나는 밖에 있다 왔으니 손이라도 먼저 씻어야겠다는 생각에 화장실로 갔습니다. 그때였습니다. 수건으로 손을 닦고 나오는 순간에 갑자기 아들이 우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무슨 일인가 해서 나와 보니 아들은 자지러지게 울고 있고 아내는 어쩔 줄을 몰라 당황해하고 있었습니다. “왜 그래?” 나의 말에 아내는 겁이 잔뜩 질린 얼굴로 “모르겠어 나도. 갑자기 우는 소리가 나서 돌아보았더니 애가 뭔가에 놀랐는지 자지러지네. 특별히 놀랄 만한 게 없는데……. 잘 좀 놀아 주라니까……” 누구 탓을 하는 것보다는 어딜 다쳤는지, 어디가 아픈지를 빨리 알아야 할 것 같아 아이에게 어디가 아프냐고 다그쳐 물어보았습니다. 머리와 눈, 코, 입, 어디를 봐도 특별히 외상은 없어 보여 도무지 영문을 몰랐습니다. 한참을 울던 아이는 손바닥을 가리켰습니다. 그제야 손바닥을 유심히 살펴보니 손바닥이 시뻘겋게 되어서 살갗이 쭈그러져 있었습니다. 깜짝 놀라 어디에다가 그랬냐고 하니 아이는 밥솥을 가리킵니다. 그제서야 상황파악이 되었습니다. 아이는 뜸을 들이려고 ‘칙~’소리와 함께 김을 뿜는 전기압력밥솥이 제 딴에는 신기했나 봅니다. 아빠가 손을 씻고, 엄마가 요리에 집중하는 사이에 그 밥솥이 한 번 만져보고 싶었던 겁니다. 밥솥의 표면이라 할지라도 밥이 금방 되려는 순간에는 어른이 만져도 뜨거울 만큼 온도가 높고 그만큼 위험합니다. 하물며 김이 빠져나오는 그 마개 부분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그런데 하필 아이는 가장 뜨거운 그 마개 부분을 손으로 만졌던 겁니다. 늦게나마 찬물을 적신 수건으로 손을 감싸주고 닦아준 뒤에 밥은 뒷전으로 미뤄두고 병원부터 다녀왔습니다. 병원에서는 다행히 약간의 화상만 입었을 뿐이라며 큰 걱정은 안 해도 된다고 했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아내와 나는 서로 아무 말도 없이 한숨만 쉬었습니다. 좀 전까지만 해도 진동을 하던 청국장 냄새가 어디론가 다 사라져버렸는지 코끝에 아무런 감각도 없었습니다. “그만하길 다행이네. 큰일 날 뻔 했다” 한 손에 붕대를 감고서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해맑은 미소를 짓는 아이를 보며 그래도 한시름 놓았습니다. “밥솥부터 치워야겠어. 식탁 중간에 두지 말고 좀 불편하더라도 위로 올려 두자.” 아이가 위험할까봐 가구 모서리마다 안전밴드를 붙이고 바닥에 매트도 깔고 나름 한다고 했는데 정말 위험한 밥솥은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아래 칸은 밥솥을 놓으라고 일부터 공간을 만들어 둔 가구였지만 우리 부부는 바로 식탁 위로 밥솥을 올려 놓았습니다. 그리고 아이에게 잘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밥솥은 뜨거우니까 만지면 위험해요” 라고.
[대처방안]
밥솥을 아이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다가 올려놓고, 아이에게 밥솥은 뜨거우니 위험한 것임을 알려주었습니다.
[유사사고예방법]
전열기구는 기본적으로 아이의 손에 닿지 않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최대한 높은 곳에 설치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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