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 따뜻함은 물론 마음의 힐링까지 할 수 있는 이곳은 어디?
부산에서 울산을 거쳐 포항까지 이어지는 동해남부선의 철길을 따라가 보면 작은 간이역을 만날 수 있슺니다. 이미 여행을 좀 안다하는 사람등에게는 유명한 남창역은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간이역 중 하나인데요.
남창역은 일제 강점기 당시 지어진 목조 철도 역사로 오늘날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무궁화호 열차가 운영되는 교통수단인 동시에 역사의 발자취를 따라가 볼 수 있는 현장이기도 합니다. 오늘은 힐링이라는 주제로 남창역에서 시작하여 외고산 옹기마을까지의 이야기를 들려 주고자 합니다.
일단 남창역에 내리면 옹기종기 모여있는 옹기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남창역과 더불어 이곳의 옹기들은 명물로 자리잡고 있는데요. 위 사진은 열차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입니다. 기차역에 옹기라니, 왠지 언밸런스 하면사도 인상 깊었습니다.
옹기란 찰흙으로 빚어만든 독이나 항아리를 말하는데요. 우리가 흔히 '장독대' 라고 부르는 것이 바로 옹기입니다. 60~70년대까지만 해도 필수품이었던 옹기는 플라스틱 옹기가 등장하면서 점차 잊혀지고는 있지만 아직도 옛날 어른들은 많이 쓰고 있습니다.
<▲울산광역시 울주군 온양읍 삼길 36, 외고산 옹기마을>
외고산 옹기마을은 한국전쟁 전후 전국 각처에서 모여든 옹기장인들에 의해 이루어진 마을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생상되는 절반 이상의 옹기들이 이곳 옹기마을에서 제작된다고 합니다.
60~70년대에는 350여명의 옹기 장인과 도공들이 모여 서울 뿐 아니라 미국, 일본 등 외국으로까지 옹기를 생산하여 수출하였다고 하는데요. 산업화 이후, 옹기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도가 낮아지면서 현재는 128가구 중 40여 가구만이 옹기업에 종사하면서 그 맥을 이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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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고산 옹기마을에 도착하면 다양한 옹기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외고산 옹기마을의 장인들은 전통방식을 고수하며 일반 옹기 제작 뿐만 아니라 작품성 있는 옹기들을 만들며 우리 옹기의 예술적 가치를 알리고자 다양한 작품활동도 함께 하고 있다고 합니다.
<▲외고산 옹기마을의 이색적인 옹기의 모습>
<▲외고산 옹기마을에서는 변화무쌍한 옹기의 다채로운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외고산 옹기마을의 옹기장인이 모인 '옹기협회'는 울산시 무형문화재 제 4호로 공식, 등록되어 있다고 합니다. 위 사진은 옹기마을 아카데미를 바라보며 찍은 사진입니다.
외고산 옹기마을에서는 단순히 옹기를 제작하여 판매하는데 그치지 않고, 옹기를 알리기 위해서 직접 참여하여 옹기를 제작해 볼 수 있는 아카데미를 운영하며 다양한 참여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옹기아카데미에서 직접 옹기를 만들고 있는 한 젊은 부부의 모습>
옹기아카데미에서는 옹기의 제작과 쓰임새를 보다 쉽게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또한, 옹기의 맥을 잇기 위해 전문인력를 양성하는 교육 공간이기도 하는데요.
'힐링'이 절실히 필요한 요즘, 흙을 만지고 흙내음을 맡으며 삶의 여유를 되찾는 '힐링타임'이 가능한 옹기아카데미입니다.
위 사진의 주인공은 첫 아이의 태교를 위해서 옹기아카데미를 찾은 한 젊은 부부의 모습인데요. 아내와 함께 옹기마을을 찾은 황의섭(경상남도 울산시)씨는 "제가 집중력이 좀 약한 편인데, 이 시간을 통해서 앞으로 태어나는 아이는 좀 차분하고 집중력이 좋은 그런 아이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라며 체험 소감을 전해주었습니다.
* 옹기아카데이에 대한 좀 더 자세한 일정은 http://onggi.ulju.ulsan.kr/ 이 곳에서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옹기를 구워내는 장작불, 옹기마을에서는 아직도 전통방식으로 옹기를 제작하고 있다.>
< 무형문화재 옹기장 장성우씨>
이날 외고산 옹기마을에 들러서 한 장인 분을 만나서 좀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는데요.
장성우씨(무형문화재 옹기장)는 어릴적 아버지 어깨 넘어 옹기를 배웠다고 합니다..
"옛날에는 옹기를 만드는 사람들은 천대시 했는데...
시간이 지나서 이제 옹기를 다시 새롭게 주목하기 시작하면서 옹기 전통을 지키려는 바람이 불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옹기의 장점은 일단 통기성이 좋기 때문에 음식 맛이 변하지 않다는데 있어요.
최근에는 이 옹기 기술을 배우려고 하는 젊은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실제로도 많이들 배우고 있고..."
<▲옹기마을의 가마들, 실제로 옹기들이 구워지는 가마들과, 인테리어를 위한 가마들이 혼합되어 장관을 이루고 있다.>
또한 옹기의 장점에 대해서는 "다른 나라에서는 흉내낼 수 없는 우리 옹기는, 찰흙에 들어 있는 알갱이가 만드는 미세한 구멍에 의해 공기가 안과 밖으로 통하게 됨으로써 안에 담긴 음식물을 잘 익게 하고 맛을 오랫동안 보존해 줍니다" 라고 하며 " 우리가 흔히 옹기라고 하면 '장독대'를 떠올리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데요. 오늘날 과학이 만들어낸 '김치 냉장고'가 있었다면, 조금 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과거에는 인간의 손으로 만들어낸 '옹기'가 그 역할을 있지요" 하며 장점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셨습니다.
옹기는 자연에 가까워서 우리 몸에 전혀 해가 가지 않는 그릇이라고 하는데요. 단단하여 백년 이상 사용할 수가 있다고 합니다. 만약 부주의로 옹기가 깨지게 된다면, 다시 흙으로 돌아가는 옹기입니다.
외고산 옹기마을을 천천히 걷다보면 쉬어가기에도 좋았고, 멈춰서 사진을 찍기에도 좋았습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눈에 띄었고, 아이의 교육을 목적으로 가족들이 함께 오는 사람들도 쉽게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사람이 너무 북적이는 그런 관광지 정도는 아니었는데요. 아기자기한 옹기들을 감상하는 재미와 함께, 앞으로는 시원한 산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니 마음이 탁 트였습니다.
<▲외고산 옹기마을의 부분 사진. 실제로는 더욱 장관을 이루고 있다.>
특별하고 이색적인 장소. 특히나 그런 곳은 한 번 가볼만 하지만 두 번, 세 번 찾아가면 질리곤 하는데요. 저 같은 경우에는 더더욱이 지겨운건 정말 싫어하지만, 이곳 외고산 옹기마을은 또 한 번 꼭 가보고 싶은 그런 곳이었습니다.
한적한 시골마을같기도 하면서, 다채로운 옹기들이 정말 멋스럽거든요. 위의 사진보다 더 크고, 멋진 장관을 이루고 있지만, 기술적인 제약으로 인해 다 담아내지 못한 아쉬움이 남습니다.
요즘 힐링이 대세라고 하죠. 뭔가 마음 속의 여유와 치유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은데요. 겨울방학을 맞이하고 있는 학생들이라면, 기차여행으로 한 번 들러봐도 좋은 장소인것 같고, 연말에 가족들과 뜻깊은 추억을 남기러 한번 들러도 좋을 것 같아요. 눈 내린 외고산 옹기마을의 모습은 어떨지 궁금합니다.
마음이 싱숭생숭한 12월의 연말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시간을 내서 어디로든 여행을 잠시 떠나 낯선 곳에서 또 다른 나와 또 다른 풍경을 맞이해 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