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기공모전] 공포의 에스컬레이터
▶ 행정안전부와 현대자동차가 함께 한 수기공모전 사연 소개 ◀
제목 : 공포의 에스컬레이터
글쓴이 : 심명주
[3등 수상작]
[수기내용]
네 살배기 딸아이를 데리고 백화점 쇼핑을 갔을 때의 일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그렇듯 딸아이도 에스컬레이터를 탈 때마다 마냥 신기하고 재미있어 했습니다. 저는 타고 내릴 때마다 아이의 손을 꼭 잡고 내릴 타이밍을 놓치지 않도록만 신경 썼지, 아이가 신고 있는 신발이 자칫 무서운 사고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은 그때는 미처 하지 못했습니다. 여름철이라 아이가 답답하지 않도록 스펀지 샌들을 신기고 외출했거든요. 아이와 함께 2층에서 1층으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를 탔다가 내리려는 순간이었습니다. 악! 하고 비명을 지를 새도 없었습니다. 샌들을 신은 아이의 조그만 발이 경사에서 수평으로 넘어가는 에스컬레이터의 디딤판과 디딤판 사이에 끼어들어가고 있었습니다. 순간 어떤 힘이 솟았는지 모르겠습니다. 디딤판 틈새로 무서운 속도로 끼이고 있는 아이의 샌들에서 아이의 발을 낚아채듯 억지로 잡아 뺐습니다. 부드러운 재질의 스펀지 샌들은 에스컬레이터 디딤판 틈으로 끼기긱 빨려 들어가 우그러졌고, 거의 내동댕이쳐지다시피 한 아이는 자지러지게 울어댔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살펴보니 다행히도 처음에 끼었을 때의 마찰로 살갗이 벗겨져 약간 피가 배어나온 정도로 그쳤습니다. 하지만 만약 0.1초라도 늦게 발을 뺐다면 피부가 심하게 찢어지거나 발가락이 부러지거나, 심하면 절단되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모골이 송연해졌습니다. 나중에 달려오신 백화점 관계자분의 말씀으로는, 에스컬레이터가 6마력에 달하는 강력한 힘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힘이 약한 아이들이 자칫 끼이게 되면 끔찍한 부상을 입는 일이 적지 않다고 하셨습니다. 끼인 상태에서도 에스컬레이터는 계속 주행하고 있기 때문에 신발이나 옷이 한번 끼이면 좀처럼 빼내기가 어렵다고, 저에게 정말 구사일생으로 아이가 크게 다치지 않은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정말 하늘이 도왔던 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 이후로 아이와 함께 에스컬레이터를 탈 때는 더욱 주의를 기울이는 엄마가 되었습니다. 음, 하지만 딸아이는 피를 보고 꽤 겁을 먹었는지 한동안 계단이나 엘리베이터를 고집하더군요.^^;
[대처방안]
아이와 함께 에스컬레이터를 탈 때는 부드러운 스펀지 소재의 샌들은 되도록 신기지 않도록 주의해야겠다는 것을 마음에 새기게 되었습니다. 스펀지 샌들은 재질이 부드러운 데다 마찰력이 커서 에스컬레이터 틈에 끼는 경우가 많이 생긴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까요. 또한 호기심이 많을 나이긴 해도 에스컬레이터를 탈 때에는 장난을 치거나 한눈을 팔지 않도록 지도를 하고, 보호자도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도 다시 한 번 깨달았습니다. 에스컬레이터에서 장난을 치다가 끼이는 사고로 손이나 발이 바스러지거나 절단되어 평생 장애를 안고 살아야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하니, 아이를 동반한 바깥나들이에는 안전이 제일 중요하다는 것을 더욱 기억해야겠습니다.
[유사사고예방법]
에스컬레이터에 손발이 끼이는 유아들보다 더 큰 아이들이, 에스컬레이터가 주행하는 반대 방향으로 걸어 올라가거나 내려가는 등 장난을 치는 것을 가끔 목격하곤 합니다. 그러다가 중심을 잃고 넘어지기라도 하면 디딤판에 손발이 끼여 큰 부상을 입게 되므로 그런 일이 없도록 홍보와 교육이 꼭 필요할 것입니다. 더불어 에스컬레이터의 핸드레일이 들어가는 틈 사이로 손을 집어넣거나 해서 마찰에 의해 화상을 입거나 심지어 손가락이 절단되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올바른 에스컬레이터 타는 습관을 아이들에게 길러주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