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안 위성개발자', '여성 1등 항해사'가 5급 국가공무원이 된 까닭은?
행정안전부, 민간경력자 5급 일괄채용시험 합격자 발표
행정안전부는 지난 1월 31일, 2011년도 '민간경력자 5급 일괄채용' 최종합격자 93명의 명단을 확정하여 사이버국가고시센터(http://gosi.go.kr)를 통해 발표했습니다.
'민간경력자 5급 일괄채용시험'은 다양한 민간 현장경력을 지닌 인재들을 공직에 유치하여 정책 과정에 현장 경험을 접목하기 위해 최초로 도입된 제도로, 그 동안에는 각 부처 주관으로 5급 특별채용시험을 실시해왔으나, 부처 사정에 따라 수시로 공고되어 국민들이 관련 정보를 체계적으로 파악하기 어렵고, 선발의 공정성을 확보하는 데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풍부한 경험을 갖춘 현장 전문가를 정책 운영에 참여시키기 위해, 2011년부터 행정안전부가 부처 수요를 받아 일괄하여 시험을 실시하게 된 것입니다.
이번 '민간경력자 5급 일괄채용시험'은 작년 7월 원서접수시 총 3,313명이 출원하여 평균 32.5: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으며, '필기시험-서류전형-면접시험'의 총 3차에 걸친 시험을
통과하여 최종적으로 93명이 합격의 영광을 안게 되었습니다.
1차 필기시험에서는 5급 공무원으로서 필요한 기본적 판단력·사고력을 평가하여 10배수를 선발하였으며, 2차 서류전형에서는 근무경력과 직무성과 등을 평가하여 3배수를 선발했습니다. 마지막 3차 면접시험에서는 공직자로서의 기본자세와 해당 분야에서의 전문성·직무역량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최종합격자를 결정했습니다.
합격자들은 평균적으로 8.3년의 경력을 보유하였으며, 10년 이상이 33.3%, 5년 이상~10년 미만이 43%, 5년 미만이 23.7%로 나타났고 평균 연령은 36.2세였으며, 20대가 5.4%, 30대가 75.3%, 40대가 18.3%, 50대가 1.1%를 차지했습니다.
지역농업, 아랍어권 외교 등 다양한 분야의 현장 경력자들 다수 합격
이번 시험은 다양한 민간 경력을 보유한 인재의 선발이 취지인만큼 사회 각 분야에서 직접 발로 뛰며 일했던 현장 경력자들이 다수 합격했습니다.
정읍원예농협에서 교육 중인 '농업경영 지도·지원 및 사업개발' 분야 합격자 정진영 씨
'농업경영 지도·지원 및 사업개발' 분야 합격자인 정진영 씨는 농가의 장남으로 태어나 어린시절 장래희망을 '농협조합장'이라고 쓴 적이 있을 만큼 전형적인 농촌 출신으로 대학에서도 농업경제학을 전공한 후, 약 6년간 충북대 농업과학기술연구소, (사)한국농업경영포럼 등에서 농업분야 연구활동 및 농가 현장지원, 상담 등의 업무를 수행했고 농산물 가공업체인 (주)콩세상, 동트는농가 영농조합법인 등에서 농식품 제조 및 관리업무 등을 총괄하며 농업경영 현장 경험을 쌓았습니다.
이후에는 한국농어촌공사, 농협중앙회 등에서 약 7년간 농촌지역개발 계획 수립 및 농장경영분석·농업금융 현장컨설팅 등 농업경영지원을 담당하는 등, 농업 관련 민간기업, 연구소 관련 협회 등에서 약 15년간 이론과 실무를 두루 경험한 준비된 농업경영 전문가입니다.
'아랍어권 지역외교' 분야 합격자 이길재씨는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에서 한국어-아랍어 통번역을 전공하여 2006년도 석사 취득 후, 약 6년간 한화건설에 근무하며 사우디 법인, 리비아 지사 등 아랍 현지에서 플랜트 건설 수주, 계약, 거래선 확보, 해외 노무인력 관리 등 근무 경험을 쌓아 현지 정세에 밝습니다.
특히, 한국 건설업계의 진출이 활발한 중동 지역의 현지 건설 실정을 두루 파악하고 있어 언어 뿐만 아니라 현지 외교 수요에 맞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은 물론 정세가 불안정하고 치안상태가 좋지 않아 엘리트 외교관들이 기피하는 경향이 있는 이라크 파견 근무를 자원할 정도로 중동 지역에 열정적인 사람으로서, 앞으로 중동·아프리카·남미 등 특수지역 전문 외교관의 개방적 채용에 시금석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다문화 사회 정책, 해사 안전 정책, 기상예측 및 예보기술 등의 이색 이력 합격자
무엇보다 현장에서 정책의 중요성을 몸소 체험한 이색적인 이력으로 눈길을 끄는 합격자들이 많았습니다.
'다문화 사회 정책 분야' 합격자 고현웅 씨는 국제이주기구(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Migration, IOM)에 소속되어 벨기에·핀란드·라오스 등지에서 국제이주정책 수립 및 이주민 지원업무를 담당하였고, 이후 한-아세안센터에서 문화교류 사업을 수행하는 등, 이주정책 및 문화교류 관련 국제기구에 13년간 근무한 전문가입니다.
또한 주요국가 이민정책 비교연구, 미등록 외국인 단속 및 외국인 보호시설 실태조사, 국제결혼 중개시스템 실태조사 등의 연구를 시행하기도 했으며, 대통령자문 빈부격차·차별시정위원회 전문위원, 법무부 출입국관리국, 여성가족부 산하 중앙건강가족지원센터, 노동부산하 산업인력공단 등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며 우리나라 이주정책 수립에 일익을 담당한 바 있어, 앞으로 국내 거주 외국인에 대한 통합된 행정지원체계 마련과 다양한 문화에 대한 이해 증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해사 안전정책' 분야 합격자 최은진씨는 국내 두 번째 여성 1등 항해사, 국내 최초 여성 현장 선박검사원이라는 기록을 보유했으며, 현대상선에 근무하며 6년 8개월간 원양 대형상선에 탑승하는 등 금녀의 벽을 깨고 해양·선박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현장 경력을 쌓아온 여걸로, 대학 때부터 테니스, 검도, 패러글라이딩 등으로 다진 탄탄한 체력을 바탕으로 여성으로서의 세심함까지 겸비하여 남성 위주의 업무 환경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맹혈 여성입니다.
'해사 안전정책' 분야 합격자 최은진씨는 국내 최초 여성 현장 선박검사원이라는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기상예측 및 예보기술' 분야 합격자 김해연씨는 중학교때부터 천문우주 동호회 활동을 시작하며 우주 전문가를 꿈꿔오다, 대학교에서 천문우주학을 전공하고 석사 취득 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 입사하여 2005년부터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 근무하며 대한민국 최초 다목적 정지궤도 위성 '천리안'의 개발에 참여하였습니다. 이후 본인이 개발한 위성의 관제시스템을 운영해보고자 2009년부터 한국항공우주연구원으로 옮겨 위성 운영을 담당하다 본 시험에 응시해 합격하였습니다.
김해연씨는 앞으로 기상청에서 위성을 통한 우주기상정보 활용을 담당하게 되어, 천리안 위성의 개발-운영-활용의 전 과정을 섭렵하게 되었습니다. 본인이 좋아하는 일을 통해 국가의 이익과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할 수 있다는 점에 큰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합격자들은 앞으로 부처에 배치된 후, 오는 4월부터 2011년도 5급 공채 합격자들과 공동으로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공무원으로서 필요한 기본 소양 교육을 약 10주간 이수하고 현업 근무를 시작하게 됩니다. 이를 통해 그동안 특채자들의 취약점으로 지적되어 온 공직 내 인적 네트워크의 부족을 해소하고, 5급 공채자들과 대등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입니다.
이렇듯, 앞으로 지속적인 민간경력자 일괄채용시험을 통해 공직 사회의 인적 구성의 다양성을 강화하여 공직 사회의 체질이 유연하게 바뀌고, 우리 정부의 행정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계기가 될 것이며, 민간경력자들이 공직사회에 성공적으로 적응하고 그동안 쌓은 경험을 충분히 활용하여 공직 사회의 현장 전문성이 한층 강화될 수 있도록 정부에서도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입니다.
2012년도 민간경력자 일괄채용시험 채용분야 및 시험일정은 오는 3월 30일 사이버국가고시센터에 공고될 계획이며, 1차 필기시험은 6월 말경 실시될 예정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