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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황제와 명성황후의 결혼식 현장을 찾아서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9. 26. 17:52

  

 

여러분은 혹시 가례가 뭔지 아세요?

생소한 단어, 가례는 왕의 성혼이나 즉위, 또는 왕세자 ·왕세손 ·황태자 ·황세손의 성혼 및 책봉 의식을 말하는 것이랍니다.

사극에서나 볼 수 있었던, 사극에서도 쉽게 보기 힘든 왕실 결혼식을 직접 내 눈으로 볼 수 있는 곳이 있어서 다녀왔는데요, 서울 도심에 위치한 운현궁이랍니다.


아까 말했듯 조선왕조의 가례는 왕을 위시하여 왕세자나 왕세손과 같이 왕통을 이어나갈 사람들의 혼례를 이르는 것인데요, 그 절차는 납채.납징.고기.책비.친영.동뢰의 육례로 진행되기 때문에 여러 달에 걸쳐 수천 명의 인원이 동원되는 나라의 큰 잔치였다고 합니다.


특히 '고종·명성후 가례' 재현은 고종 즉위 3년되는 해에 간택에 의해 왕비로 책봉된 명성후 민씨가 별궁인 운현궁 노락당에 거처하면서 궁중법도와 가례절차를 교육받고, 그해 3월 21일 거행된 15세의 고종과 16세의 명성후 민씨의 국혼례를 재현하는 행사인데요

복잡한 가례 의식이 하루 안에 끝날 수가 없어서 재현행사에는 조금 더 간략하게 치루어집니다. 그래서 이번 '고종·명성후 가례' 재현행사에서는 왕비로 책봉된 예비 왕비가 책봉 교명을 받는 ‘비수책(妃受冊) 의식’과 국왕이 예비 왕비의 거처인 별궁으로 친히 거둥하여 맞이하러 오는 ‘친영(親迎) 의식’을 재현했는데요

운현궁에서 볼 수 있는 행사를 제외하고도 어가행렬이 펼쳐져 인사동 일대를 한껏 들뜨게 만들었고요 본격적인 행사 전과 1부와 2부의 사이에는 다양한 궁중무용이 펼쳐져서 사람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주었답니다.

 



어려운 단어가 잔뜩 등장했죠? 

납채(納采)는 대궐에서 간택된 왕비의 집에 청혼(請婚)하러 사자(使者)를 보내는 의식인 납채의(納采儀)와 별궁에서 이를 허락하는 수납채의(受納采儀)로 진행되는 의식입니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남자의 집에서 여자의 집으로 혼인을 청하는 것입니다.

납징(納徵)은 혼인이 이루어지게 된 징표로 대궐에서 사자로 하여금 별궁에 예물을 보내는 의식인 납징의(納徵儀)와 별궁에서 이 예물을 받는 수납징의(受納徵儀)로 진행되는데요 혼인 때 여자 측의 집으로 예물을 보내는 것을 말합니다.

고기(告期)는 대궐에서 길일을 택하여 가례일(嘉禮日)로 정해 이것을 별궁에 알려주는 고기의(告期儀)와 별궁에서 이를 받는 수고기의(受告期儀)로 이어지는데요, 여자 측에 결혼 날짜를 알려주는 것입니다.

책비(冊妃)는 대궐에서 왕비를 책봉하는 의식인 책비의(冊妃儀)와 별궁에서 왕비로 책봉 받는 비수책의(妃受冊儀)로  진행되는데요  이것은 결혼하는 여자 측을 왕비로 봉하는 의식입니다.

친영(親迎)은 왕이 왕비의 집 역할을 했던 별궁(別宮)에 가서 왕비를 맞아들이는 의식으로 이 때 왕은 직접 왕비의 집으로 가서 왕비를 데리고 궁궐로 함께 돌아왔습니다.

 동뢰(同牢)는 왕이 친영일 밤에 대궐로 맞아들인 왕비와 서로 절한 뒤에 술과 찬을 나누고 첫날밤을 치르는 의식이라고 합니다.


가례 절차도 까다롭지만 왕비를 고르는 일도 만만치 않았다고 하는데요 이날의 설명에 따르면 왕의 나이가 혼기에 다다르면 전국에 금혼령이 내려졌고 전국의 미혼 처녀들을 세번에 걸쳐 간택해서 비로소 왕비를 뽑았다고 합니다.

더 충격적이었던 것은 왕이 친영 의식 때에서야 왕비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는 것인데요 얼굴 한 번 보지 못하고 결혼하는 것이 당시에는 당연했다고 합니다.

그래도 세번의 심사를 거친 처자인데 예뻤겠죠?

명성황후의 경우에는 병병한 외척이 없어서 흥선대원군이 장인 노릇을 했고 왕비의 집 대신 바로 이곳 운현궁에서 가례가 치루어졌다고 합니다. 이렇게 이 때 운현궁은 가례에 빠질 수 없던 중요한 별궁 역할을 했던 것이죠.




이러한 왕실혼례식 재현 행사는 일년에 두 번, 실제 혼례식이 있던 봄과 날씨가 좋은 가을에 열리는데요... 앗  내년까지 기다리기 어려우시다고요?

걱정 마세요. 운현궁에는 또다른 체험행사가 기다리고 있답니다.

시민과 국내외 관람객의 신청으로 이루어지는 운현궁 만의 독특한 체험행사로써 대원군의 행차를 체험해볼 수 있는 것인데요 매주 일요일 12시와 15시에 이루어지고요 미리 신청할 경우 직접 흥선대원군의 입퇴궐 모습을 재현해볼 수 있다고 합니다. 20세 이상 성인 남녀라면 모두 가능하고요 체험 행사비도 무료랍니다.

이밖에도 사진전과 일요예술마당 등 다양한 행사가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답니다.



서울 곳곳에 숨어있는 우리 궁궐. 멀지 않지만 왠지 발길이 잘 가지 않는 것도 사실인데요 요즈음 고궁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시민들을 즐겁게 만들어주고 있답니다.

놀이공원도 좋지만 가족들과 함께 역사 속으로 빠져들 수 있는 좋은 기회! 하루 날 잡아서 궁궐 유람을 떠나보는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