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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태양도 날려버리는, 청계천 사랑과 봉사 열정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 12. 22. 13:31

 

 

(인터뷰) 청계천 역사문화해설사 최태연 씨

 

 

뜨거운 태양도 날려버리는,

 

청계천 사랑과 봉사 열정

 

 

연일 폭염이 이어진 여름, 사람들은 시원한 휴식처를 찾게 된다. 47년 만에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청계천.

 

도심의 새로운 오아시스로 떠오른 곳이 바로 청계천이다.

8월의 어느 무더운 날, 청계천 광통교 아래서 최태연 씨(58)를 만났다. 한 여름의 태양보다도 더 뜨거운 그의 청계천 사랑과 봉사 이야기를 들어보자.

 


청계천 광통교 아래에서 파란색 모자와 파란색 조끼, 소형 마이크를 착용하고 있는 최태연씨. 멀리서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다.

 

올해 봄부터 ‘청계천을 사랑하는 사람들’(청사랑)의 청계천 역사문화해설사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이날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청계천을 찾은 사람들에게 안내 및 역사문화해설사로 나섰다. 30도가 훨씬 넘는, 무더운 날씨였지만 얼굴은 무척 밝았다.

 

“더운 날씨에 수고가 많다”는 인사를 건네자, “지난 주에 비하면, 그래도 오늘은 바람도 불고 좀 나은 편”이라고 미소 짓는다.

 

최 씨가 역사문화해설사로 활동하고 있는 ‘청계천을 사랑하는 사람들’(청사랑)은 청계천을 맑고 푸르게 지키는 자원봉사단으로, 청계천이 개장한 지난 10월부터 활동을 시작했다. 시민들이 함께 가꾸고 참여하는 자발적인 봉사 모임인, 청사랑은 ‘안전 지키미’와 ‘환경·안내도우미’, ‘지식나누미’ 등 자원봉사자들이 일주일에 2차례씩, 8시간 동안 활동하고 있다.

최태연 주부는 지난 해 모집 공고를 보고 자원 봉사자로 신청해서 올해 2월, 1, 2차에 걸친 교육을 받은 뒤 지난 3월부터 현장에서 시민들과 만나고 있다. 그는 청사랑의 ‘지식나누미’로 활동하면서, 청계천의 물줄기를 따라 개인이나 단체에게 청계천의 역사와 문화, 생태 등을 설명하고 있다.

‘청사랑’에는 최태연 씨처럼 매주 빠짐없이 나오는 자원봉사자 1000여명을 포함해 등록회원만 1만 명이 넘는다. 주 연령층은 50∼60대가 많고, 10대 청소년과 나이가 지긋한 70~80대 어르신도 참여하고 있다.


청계천 나들이를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 ‘지식나누미’로 활동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모전교로 시작해 맑은 물이 흐르는 청계천에는 22개 다리와 산책로, 광장, 분수대, 소망의 벽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 청계천에 왔다면, 이제 파란 조끼와 모자를 쓴 봉사자를 찾아보자. 평소 궁금했던 청계천의 복원 배경과 문화, 생태 등을 친절하게 설명해 줄 것이다. 이들이 있어 청계천 나들이가 더욱 즐겁고 풍성해 질 것이다.

 

“현재 청계천에서 역사문��� 해설을 맡고 있지만, 아직 많이 배우고 항상 공부해야 되요. 봉사자라고는 하지만, 오히려 제가 배우는 점이 더 많아요. 교육을 받고 처음에는 일주일에 한번씩 나왔는데, 제가 좀 더 배우고 더 잘 알기 위해서는, 자주 나와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매주 두 번 현장에 나오고 있어요. 우리 나이에는 주부들이 갈 데가 많지 않잖아요. 집에 있어도 할 일도 별로 없는 편이죠. 이렇게 나와서 사람들과 만나고 활동하다 보면 시간도 잘 가고 건강에도 좋으며 여러모로 유익한 점이 많아요. 모든지 배우고 제가 뭔가 열정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제 삶에 큰 기쁨이 됩니다.”

 

이미 4년 전부터 적십자, 구청 등에서 자원 봉사를 시작한 그는, 처음에는 타인에게 도움도 주고 자신도 뭔가 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그러면서 세상에는 나보다 더 어려운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작은 힘이지만 봉사의 기쁨을 맛보게 되었다. 이러한 봉사를 통해 더불어 사는 행복을 느끼고 세상에 대한 관점과 마음도 한결 넓어졌다고 한다.

 

우리 모두가 가꾸고 함께 하는 곳, 성숙한 시민 의식 필요


자녀들은 장성해서 외지에 나가 살고 있고, 현재 서울 대림동에서 남편과 산다는 그는 35년 전, 처음으로 서울로 올라 와 고생도 많이 했다고 한다. 처음 온 곳이 신답철교가 있던 청계천 부근이었는데, 당시는 판자촌과 상가, 고가도로 등이 복잡하게 얽혀있고 주변 환경이 매우 열악했다고 한다.   

 

“복잡하고 지저분했던 이곳이 이렇게 맑고 깨끗한 하천으로 살아날 지, 누가 상상이나 했겠어요? 도심 속의 청계천은 우리에게 삶의 에너지와 풍요로움을 주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 모두가 소중히 가꾸고 지켜야 하겠지요. 모두가 이런 마음을 갖는다면, 담배도 함부로 피우지 않고 휴지 하나도 버리지 못할 것입니다.”   

 

청사랑 활동을 비롯해 적십자, 구청 봉사 등 평일에는 온전히 봉사의 삶을 꾸려가고 있는 그는 아침마다 “나를 필요로 하는 곳으로 나선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무척 행복하다.”고 말한다.

 

간혹 화장실과 식당 등 편의시설도 안내하고 시민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하루가 금세 간다는 그는, 무엇보다 야외에서 활동하니 몸이 더욱 건강해지고 활기도 생긴다고 한다. 또 시민들이 다정한 인사를 건네거나, 해설 안내를 받은 사람들이 헤어질 때 박수까지 치며 감사 인사를 받을 때 많은 보람을 느낀다.

 

“청계천을 찾은 시민들이 함께 어울리고 즐거워하는 모습에서 왠지 모를 뿌듯함을 느낀다.”는 최태연 씨.

그의 환경 사랑과 봉사 열정은 한 여름의 태양보다도 뜨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