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행정자치부가 말해요/행정자치부 소식통

대한민국의 빛과 소금, 공복들 - 행자부 행복드림봉사단


메르스로 격리됐던 순창 장덕마을 달려간 사람들
"어둡고 힘든 곳, 공무원이 가지 않으면 누가 가겠습니까"


지난 6월 메르스로 마을에 격리된 순창마을 주민들을 대신해 봉사단이 직접 블루베리와 복분자 등을 수확하고 있다.


추석을 앞둔 지난달 23일 평소 조용했던 서울 종로구 비봉길 청운양로원에 경쾌한 트로트 음악이 깔리면서 한바탕 춤판이 벌어졌다. 행정자치부 정재근 차관을 비롯해 행자부 직원 10여명이 양로원에 계시는 어르신들을 관객삼아 일종의 '재롱잔치'를 열고 있는 모습이다. 행자부 내 댄스모임인 '웰빙댄스동아리' 총무를 맡고 있는 정재영 주무관도 그간 갈고 닦은 댄스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열화와 같은 성원에 행자부 직원들은 이날 예정에도 없던 '내 나이가 어때서' '사랑의 트위스트' '누이' 등 총 3곡을 열창하며 댄스 공연을 선보였다.

■물품마련부터 배달까지 한꺼번에

이 들의 정체는 '행정자치부 행복드림 봉사단'이다. 행자부는 지난 2007년부터 전 직원을 대상으로 행복드림 봉사단을 운영하고 있다. 한 달에 한번 봉사활동 장소가 정해지면 직원들은 자유롭게 참가여부를 정할 수 있다. 꼭 외부로 나가 봉사활동을 하지 않더라도 행자부 직원 전원은 매월 급여에서 1000원 미만을 공제해(봉급 우수리 공제) '행복드림 기금' 조성에 참여한다. 지난해 기준 연간 약 5000여만원의 기금이 모였다. 행복드림 기금은 행복드림 봉사단이 봉사활동을 나갈 때 필요한 물품 구입 등에 쓰이기 때문에 직원 모두 간접적으로라도 봉사활동에 기여하고 있는 것.

봉사활동에 필요한 물품 구입부터 전달까지 모두 봉사단의 손을 거친다. 봉사활동을 나가는 장소별로 필요한 물품이 다르기 때문에 사전에 이를 조사해 구입한다. 봉사단을 총괄하는 행자부 운영지원과 김화진 과장은 "어린이 보육시설에 가는 경우에는 동화책과 장난감을, 노인복지시설에 나간다면 위생용품이나 밑반찬을, 겨울철 쪽방촌 봉사활동에는 연탄을 꼭 챙긴다"며 "각각 상황에 맞는 맞춤형 봉사활동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장·차관부터 봉사활동..직원들 만족도 높아

이 날 봉사활동에 직접 참석한 정 차관은 춤을 추는 것으로도 모자라 노래를 부르는 등 활약을 펼쳤다. 늘 봉사활동에 동행하는 정 차관의 부인도 송편을 대접하는 한편 어르신들의 말벗이 되기도 했다. 정 차관 내외는 행자부에 있기 이전부터 개인적으로 봉사활동을 다니는 등 봉사에 큰 열정을 보여왔다.

행자부 정종섭 장관은 이에 앞서 같은달 19일 서울역 쪽방촌을 방문해 각종 생필품을 전달하는 한편 주민들에게 전달할 전이나 송편 등 추석 음식을 조리했다. 정 장관은 직원들과 함께 호박전과 동태전 등을 부치고 이를 플라스틱 통에 차곡차곡 담았다.

이렇게 만들어진 추석음식은 쌀밥과 함께 도시락 형태로 쪽방촌 주민에게 배달됐다. 정 장관 역시 동네 곳곳을 들리며 도시락을 배달했다.

이 처럼 행자부 수장들이 매달 열리는 봉사활동에 참여하다보니 직원들 역시 자연스럽게 참여하는 분위기가 됐다. 어르신들 앞에서 화려한 댄스실력을 뽐낸 운영지원과 정 주무관은 "최소 2개월에 한번 꼴로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며 "개인적으로 봉사활동 일정을 잡지 않아도 사내 동료들과 함께 나갈 수 있으니 유익하다"고 전했다.

정책평가담당과 김윤미 주무관도 꾸준히 봉사단을 통해 봉사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김 주무관은 "보람을 느끼는 것은 물론이고 평소 보지 못하는 다른 과 직원들과 친목을 다질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며 "함께 궂은 일을 하다보면 더 쉽게 친해지는 것 같다"고 밝혔다.


지난달 23일 추석을 앞두고 행복드림봉사단은 청운양로원을 방문해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쳤다.


■직원들도 '힐링'되는 봉사활동

봉사활동은 봉사자에게도 마음의 치유와 안정을 가져다 줄 수 있기 때문에 의미가 더욱 크다. 행자부 직원들 역시 봉사활동을 통해 공무원으로서 국민에게 헌신하는 의무를 다하는 한편 개인적인 보람도 느끼고 있었다.

정 주무관은 가장 기억에 남는 봉사활동 장소로 서울역 쪽방촌을 꼽았다. 당시 서울역 쪽방촌을 찾은 봉사단은 쪽방을 청소하고 도배도 새로 했다. 정 주무관은 "문을 여는 순간 퀴퀴한 냄새와 함께 안에 거주하는 어르신 모습을 보는 순간 아버지가 생각나 울컥했다"고 회상했다. 정 주무관은 "마치 내 아버지가 곰팡이가 슬어 냄새가 나고 눅눅해진 좁은 방에 계신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도배와 청소가 끝나자 어르신들은 연신 정 주무관 손을 잡고 고맙다는 말을 연발했다고 한다. 정 주무관은 이때도 "내 손을 잡은 어르신의 손이 너무 말라서 더 마음 아팠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김 주무관은 서울 갈현로에 위치한 은평재활원에 봉사 나간 순간을 기억한다고 말했다. 김 주무관은 "재활원에 계신 분들은 대부분 거동이 불편한데 재활원에 상주하는 인력만으로는 이분들을 일일이 산책시킬 수가 없다"며 "우리 같은 외부 자원봉사자들이 왔을 때만 그나마 모든 분들이 바깥 공기를 쐴 수 있는데 그때 우리가 자주 오지 않으면 이 분들은 햇빛을 자주 볼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미약한 봉사활동도 한 사람에게는 햇빛을 쐴 기회로 이어진다는 생각에 김 주무관은 다시 한번 봉사의 의미를 되새기게 됐다고 말했다.

■소외계층 후원으로도 이어지는 우수리 공제

행 자부 직원들의 급여 중 소액을 공제해 만들어진 우수리 공제는 봉사활동에 필요한 물품 구매 뿐만 아니라 소외계층 후원에도 쓰인다. 지난 5년간 봉사단은 한국심장재단을 통해 다문화가정 심장병 어린이 수술비로 1억100만원을 기부했다. 실제 이를 통해 수술할 수 있었던 어린이의 가족은 재단과 행자부 앞으로 감사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전남 장흥군에 거주하는 한국인 아버지와 베트남인 어머니를 둔 위모양(4)도 우수리 공제를 통해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위양의 아버지인 위씨는 행자부와 재단앞으로 수술후 회복중인 위양의 사진과 손수 쓴 감사 편지를 보냈다.

위씨는 "다문화가정인지라 수술하기까지 많이 어려웠다"며 "특히 아내가 심장수술이 무섭다며 수술을 극구 반대했었다"고 적었다. 이어 위씨는 "수술이 끝나고 의사선생님이 수술이 잘됐다고 말해 참으로 감사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저소득 UN참전국 참전용사 후손 장학금, 소년소녀가장 장학금, 부내 어려운 직원 돕기 등도 후원하고 있다.


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