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행정자치부가 말해요/행정자치부 소식통

행정안전부, 고라니 출현은 생태축 복원의 상징

 

“고라니 출현은 생태축 복원의 상징”
백두대간 생태통로 이화령 구간 첫 개통… 생태계 혼란 없게 친환경 재생에 중점

 

“고라니가 나타났다.” 이 한마디로 전국이 들썩였다. 이화령에 신작로를 내면서 끊어졌던 백두대간을 이어놓은 결과였다. 생태통로 복원공사에 대해 많은 우려도 있었다. 그러나 결과는 기우였다. 이화령 구간 생태통로 조성공사 완공 이후 누구보다 가슴 졸였을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을 만나 그동안의 이야기를 들었다.

 

지난 연초 기대하지 않았던 반가운 소식이 온 국민을 기쁘게 했다. 이화령 고갯마루에 만들어 놓은 생태통로에 고라니가 나타났다는 소식이었다.

 

행정안전부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1일 오후 5시23분께 이화령 생태통로에 설치한 CCTV에 고라니 이동 장면이 처음으로 촬영됐다. 이화령 구간 생태통로 복원사업을 두고 우려도 없지 않았다. 생태통로가 주변 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만들어져 제 역할을 하지 못하리라는 점이었다. 이런 가운데 전해진 고라니 출현 소식은 이 같은 우려를 일거에 지워버리는 낭보였다.

 

특히 생태통로 조성에 직간접으로 연관이 있던 사람들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 중에는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도 있었다.

 

맹 장관은 고라니가 출현했다는 보고를 듣자마자 바로 현장으로 달려가 직접 고라니의 자취를 확인할 정도로 기뻐했다. 정부 인수인계 작업으로 바쁜 맹 장관에게 시간을 얻어 고라니 출현 소식과 그 의미, 공사 현황 등에 대해 들었다.

 

얼마 전 이화령 복원구간에 고라니가 출현해 화제가 됐는데요. 고라니가 나타난 것이 그렇게 큰 의미가 있는 일인가요?

 

“의미가 크지요. 정말 반가운 소식입니다. 이화령 고갯마루의 생태통로로 과연 야생동물이 지나다닐 수 있을까 싶었지요.

 

단순히 야생동물이 생태통로를 통해 지나갔다는 사실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87년간 단절됐던 생태계가 복원되고 있음을 상징하는 사건이라는 것이지요.

 

다른 한편으로는 끊겼던 백두대간이 이어지듯 민족의 정기를 되살렸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새해에는 우리나라에 좋은 일이 많이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고라니 출현 직후 직접 현장에 다녀오셨다고 들었습니다. 실제 가보시니 어떻던가요?

 

“지난 1월 5일 직접 현장에 가보았습니다. 눈 덮인 복원구간을 자유롭게 뛰어다닌 듯 고라니 발자국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더군요. 다른 동물의 것으로 보이는 흔적도 곳곳에 남아 있었습니다.실제로 그곳을 통해 많은 동물이 이동하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처음 이화령 생태통로를 만들 때는 과연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우려도 있었던 것으로 압니다만.“전문가들에 따르면, 새로운 생태통로가 만들어지면 보통 두 달이 지나야 동물들이 이동한다고 합니다. 이번 고라니의 이동을놓고 대부분 ‘생태축 복원이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하더군요.”


백두대간 이화령구간 복원은 어떻게 추진하게 되었는지요?

 

“백두대간은 백두산에서 지리산에 이르기까지 우리 민족의 숨결이 살아 숨 쉬는 가장 큰 산줄기입니다. 하지만 일제에 의해 곳곳이 끊어지고 파헤쳐졌습니다. 이렇게 단절된 백두대간을 다시 연결해 민족정기와 얼을 되살리고, 한반도 생태 축도 복원하자는 것이 취지였습니다.”

 

백두대간에서 이화령은 어떤 곳인가요?

 

“이화령은 경상북도 문경시와 충청북도 괴산군을 잇는 백두대간의 본줄기에 난 고개입니다. 한강과 낙동강의 분수령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1925년 일제가 신작로를 내면서 끊어졌습니다. 그 상태로 87년 동안 방치됐다 이번에 생태통로를 조성하면서 복원됐지요.”


일제강점기에 끊어진 백두대간 구간이 꽤 많은 것으로 아는데요. 이화령 구간부터 복원을 추진한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이화령은 남한지역 백두대간의 한가운데에 위치합니다. 또 국토종주 자전거길의 명소 중 하나인 새재 자전거길이 지나가는 지역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역사·지리적 의미를 생각해 이화령구간부터 우선 복원한 것입니다.”

 

이화령 구간의 생태 축 복원 과정을 설명해 주십시오.


“복원 이전의 이화령은 산줄기가 양쪽으로 끊어지고 가파른 절개면에서는 낙석의 위험마저 있었습니다. 이곳을 단절되기 이전의 높이인 해발 548미터로 성토하고 이 지역에 자생하는 식물 4만여 주를 심어 식생을 복원했습니다. 여기에 길이 80미터, 폭50미터의 생태통로도 조성했지요. 아랫부분에는 터널을 만들어 이전과 같이 자동차와 자전거가 통행할 수 있도록 했고요.”

 

복원작업을 할 때 신경을 쓴 부분은 무엇인가요?


“이곳이 백두대간 생태축 복원의 대표적 사례가 될것을 염두 두고 안전하면서 주변 환경과 어울리도록 친환경적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복원 구간의 폭과 넓이, 구조물의 크기, 해당 구간의 식재 등을 결정했습니다. 또 동물의 이동 통로나 절개면에 나무한 그루, 풀 한 포기도 함부로 심지 않았습니다. 또한 공공디자인포럼의 디자인 전문가 의견을 반영해 미적으로도 손색없는 공간을 만들려고 노력했습니다.”

 

지역 주민들도 복원사업을 반기겠지요?

 

“그렇습니다. 누구보다 이화령 고갯길이 끊어진 것을 안타까워 하던 사람들은 바로 이 지역 주민들이었지요. 이번 복원으로 다시 백두대간이 이어지자 무척 기뻐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이화령아래로 새로 국도가 생기고 고속도로가 만들어지면서 이화령고개는 외지고 인적이 드문 곳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복원으로 사람들이 다시 찾게 되고, 덕분에 지역에도 활기가 돌게 되었습니다.”

 

이화령을 시작으로 단절된 백두대간을 잇는 사업을 계속 추진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강원도 강릉의 대관령에서 전라북도 남원의 정령치까지 12곳을 우선 검토하고 있습니다. 현재 전북 장수의 육십령, 경북 문경의벌재, 상주의 비재 구간은 이미 공사중입니다. 그 외의 구간도 연차적으로 복원해 나갈 계획입니다.”


 

단절된 구간이 그렇게 많았나요? 그 모든 곳을 이곳 이화령과 똑같은 모습으로 복원하나요?


 
“아닙니다. 백두대간 복원은 지역주민·환경단체·향토사학자와 각 분야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두 수렴해 해당 지역의 특성과 여건에 맞는 복원 방식을 선정해 추진합니다. 생태계의 혼란을 피하기 위해 해당지역의 식생을 충분히 고려해 그에 맞는 수종을 심을 계획입니다. 나머지 부분도 동물의 이동 상황을 살피고 수목 등의 식생을 지속적으로 조사·분석해 철저히 지역 실정에 맞는 복원이 되도록 할 것입니다.”


 

이제 이화령 생태통로 복원으로 많은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공사를 완료하면 온전한 백두대간의 모습을 꼭 걷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걱정마십시오. 앞으로도 행정안전부는 산림청·지자체 등 관계기관과 협의해 백두대간 복원사업을 적극 지원할 계획입니다. 특히 이번 이화령 구간 복원사업의 우수 사례를 다른 지역에서 벤치마킹할 수 있도록 전파해 나가겠습니다.”

 

글· 이항복 기자
출처 : 위클리공감